Sohee Kim  김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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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은 누구나 불안을 가지고 있다. 매년 늘어만가는 안정제와 수면제의 소비량만 봐도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가를 잘 알 수 있다._처음으로 내가 지나친 불안을 느꼈던 때는 유학에서 막 돌아온 4년 전 혼자 빌라로 이사를 하면서부터다. 유학갔다온 흔하디 흔한 작가는 이 사회에서 말하는 고학력 백수였고, 집안에서 되지도 않는 작업을 잡고 늘어지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자괴감은 슬픔을 넘어서 무기력과 공허가 뒤섞여 알 수 없는 불안을 만들어댔다. _나에게 ‘혼자 있는 집’은 애써 외면하고 싶은 이러한 나의 불안과 도망갈 곳이나 숨을 곳 없이 숙명적으로 만나야만 한다고 강요하고 있었다. _이럴 때마다 나에게 계속되는 손씻기 행위는 일시적인 불안의 경감을 가져다 주었고 효과적인 대처 방법으로 인식됐다. 실용적이거나 합리적인 목적을 지니지도 않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힘든 사진 속 나의 행동의 정체는 바로 이러한 방법으로 불안을 이겨내기 위한 데서 온다. _그러나 이러한 나의 행동은 치료제가 아닌 진통제처럼 본래의 목적인 불안의 완전한 해소에는 결코 이르지 못한다. 그것은 불안을 실제로 극복하는 행동이 아니라 그것 또한 극복을 염원하는 열렬한 불안에 가깝기 때문이다. _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을 이겨내는 이러한 나의 소소한 치료법들(?)은 경우에 따라 큰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유약하고 정신적으로 불안해 보이는 사람으로 보여지기를 꺼려한다.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보았을 법한 문제에 대해 ‘병원치료’보다는 가볍고 엉뚱한 행위들로 그들을 위로하고 싶다. 사실 불안은 우리에게 감기보다 더욱 흔하고 가볍게 여겨지는 잔병아닌가. _ 김소희



    Notes on “Why” and “Wings of Desire”  The theme of my work is myself. Prior to exploring my concern for the exterior, I first remain faithful to my inner self. I represent my anxieties for life and death through photography. I always appear in my own work. “Why,” reenacting a mock suicide, began to relieve the agony I feel suffering suicidal impulses which I can not carry out due to my lack of courage. I enjoy the moment of suicide to the full, by performing the drama of suicide. At the moment I press the shutter to take a staged suicide-scene, I enjoy the game of returning from life to death, and from death to life. After experiencing the sudden death of people around me, my agony moves to existence and to life after death. In my role-play “Wings of desire,” I dress as an angel or, being of hope, in which I refuse the end that is death. Entering a human life as an angel, I intend to experience a new life and the longing for it. The interesting thing here is, nobody pays attention to the woman with angel’s wings, who appears in actual living spaces. I thus became able to enjoy life more realistically as an invisible angel. Death by suicide; life in the world after death as an angel; and the death of an angel who returned to human life. At the moment of pressing the shutter, life and death, reality and non-reality intersect in my work. - Sohee Kim




    Why 자살 그 은밀한 선택……

  • - 김태윤

    많은 경우 우리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문제 이상의 좀 더 중요한 결정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자신의 입장에 관해 명확하게 규정된 한 가지 생각만을 가지기 쉽지 않으며, 그 감정의 다원성은 관계된 처지의 복잡함과 중요성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의식과 무의식의 서로 상반된 입장의 표출이며, 결국 현실로 드러내는 의식과 무식의의 정리되지 않은 타협의 부조리 때문이다. 특히 인간 스스로 그 결정의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완전하게 가질 수 없는 도덕이나 종교에 근원한 문제는 그 입장의 모호함을 넘어 언급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데, 자살은 그 대표적 예라 볼 수 있으며, 그 바탕에는 인간이성으로는 온전히 알 수 없는 무의식에 대한 회의와 그 영향에 대한 두려움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주제에 관하여는 타인의 관점을 살피거나 혹은 자신의 입장을 나타내기에 앞서 그 문제의 근원과 제시에 관하여 문제 자체로써의 의혹을 가지고 문제에 관한 문제로써 되묻게 되며, 그것은 금기라는 전제된 이유를 바탕으로 대변된다.
         
    자살은 특수한 종류의 죽음이며, 용어의 사전적 의미<suicide; 라틴어의 sui(자기 자신을)와 cædo(죽이다), Selbsmord; 자기살인, 自;스스로자 殺;죽일살>로 보자면 폭력의 행위자가 그 스스로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그 배후의 심리에는 서로 다른 몇 가지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양수 속에서의 안락함을 박탈당하고 수동적 관계로서 세상에 놓이는 출생이라는 어려움은 불만에 바탕을 둔 분노로써 산아에게 공격적 충동을 각인하고, 자살과 결부되어서는 죽이고 싶은 마음으로 변질되어 무의식을 뒤덮는다. 또한 자살 속에 내재된 죽음이라는 본질적 요소는 도덕적 관점 혹은 종교적 입장에 근거하여 판단의 기준을 가지게 되지만, 결국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게 되는 즉, 죽임을 당하고 싶은 마음은 자신의 의식에 보다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개개인의 처지에 따른 환경이 관련된다. 근세기까지 오직 인간 이성에 기치를 내걸었던 편협했던 우리의 사고는 이성에 관한 회의를 통해 스스로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직도 자살은 명확히 규명할 대상이 아닌 금기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20세기에 접어들며 그 사고의 대상의 폭을 확대하여 무의식과 관련된 욕망을 인간 사고의 중요한 요소로써 받아들였음에 불구하고도 그렇다.
          김소희는 이 가볍지 않은 문제를 결코 자신의 막연한 상상으로써의 이미지를 제시하기보다는 그 사례를 리서치하고 그것을 자신의 방법으로 이미지화했다. 그러나 그렇게 충분한 준비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이성적이기보다는 상당히 초현실적이다. 그것은 마치 꿈속에서 그려진 아른한 환상의 체험이다. 하지만 그것은 충동적인 심미적 이미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에게 있어 자살은 자크 라캉에 의한 불확실한 무의식에 관한 본래적이며 근원적인 결핍으로, 곧 해결할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어 그 대상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다 결국 굴복하는 치유될 수 없는 두려움의 문제이기보다는 무의식속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내보여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노마디즘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소희는 이를 위해 모든 작업에 자신을 대리 체험자로서의 모의자살이라는 형태를 설정하는데, 특히 셀프타이머라는 작위적인 시간의 제어는 자살이 가지는 생의 시간에 관한 자유의사를 생각나게 하며 사진이 찍히는 그 순간 작가는 모의죽음에서 다시 태어나는 의식(意識)을 경험하게 되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물과 매번 새로운 관계성을 가지게 되는 의식(儀式) 대상이 된다. 하지만 결국 스산한 겨울날 김소희의 사진전은 우리에게 한 가지 의문만을 남기고 있다.


          자살…… 그들은 왜 그토록 쓸쓸하고도 은밀한 선택을 하여야 했을까?


 

  • Why: Record on Objectification of Death


    - Younkum Ha (Art critic)

    Extreme self-negation, nihilism and their contrived interpretations by a young artist are the first things to hit my mind when first facing Sohee Kim’s photographs that visualize various methods of suicide. These endeavors resulted in a sort of retro-style look that brings back old memories and time fixed on a flat surface. One may feel that way because these visuals are somewhat suicidal classics already registered in our visual inventory that we have been exposed to through the mass media.

    However, even the familiar images of suicide function with an unspeakable discomfort. The seemingly disturbing visuals appear to reflect rather decadent and extreme negation of her reality with not much choice left but to destroy herself by going too far beyond feminine suffering.

    Even so, the photographs by Kim uphold a power to remind us how far much we have been accustomed to esthetically pleasing and charming images. Pierre Bourdieu once defined photography as a middle-brow art to provide the middle class with an easy way to afford art and Kim’s work brings attention to how much we have become used to this kind of photographic expression which takes realistic, materialistic and aesthetic approaches–a style that assures with images of comfort and prosperous lives and practices positive perspectives towards consumptive indulgence and praise of prosperity.

    In addition, recognizing it as merely dramatic reproduction by the artist herself, Sohee Kim’s work recalls the abject art of Cindy Sherman’s pictures of grotesque and wretched women. The artist is found to be both the subject and the object of the gaze, by performing a double role to look at and to be looked at simultaneously. It is a way of looking at the self through the eyes of one’s self.

    Kim’s death images are filled with feminine anguish. They reiterate the overcoming process through objectification by photographically recording the moments of choice when only ultimate self-destruction seems left to establish true identity and subjectivity, whether it is one’s personal angst or sharing struggles among women.

    Sohee Kim’s work is self-portrait in the photographic medium that tells her way of withstanding the temptation of death. This work reminds me of what Cindy Sherman once said. She wanted her pictures to have people realize something that they understood was actually irr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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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Door Gallery 옆집갤러리

갤러리 / 현대미술/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미술품 전시 및 판매
2009/05/09 15:54 2009/05/09 1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