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jeong Guem  금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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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민정         - 최정희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금민정은 장소 특정적인 영상작업을 해오고 있다. 모니터 화면 안에, 혹은 프로젝터가 투사되는 화면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 공간 자체에 녹아드는 영상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작업 전, 우선 전시할 장소를 꼼꼼히 관찰하고 답사한다. 그 장소의 특성을 파악하고 본인의 작업방향과 매치되는 요소를 탐색한다. 사실 전시공간이란 작품을 돋보이게 해주기 위한 배경과 같은 곳으로 별다른 특징을 찾아내기 쉽지 않은 곳이지만, 작가는 그 하얀 배경 안에서도 벽과 벽 사이 틈, 문의 실루엣 등의 작은 디테일을 살려 작가만의 감각이 녹아든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서울시립미술관전시)에서는 전시실에 존재하는 문과 벽난로를 소재로 하였다. 숨쉬는 문은 하얀 전시실 안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문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실재 문과 똑같은 모양으로 이미지를 제작하여 문이 숨쉬는 듯한 느낌으로 영상물을 만들고, 그 문의 옆 벽에 투사한다. 평소 쓰이지 않고 그저 잠겨있는 벽과도 같은 이 문이 작가의 작업을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 또한 유연한 정물은 전시장 내의 벽난로 위에 정물 이미지들을 투사한 작품으로 이 이미지들 역시 아래로 흘러내리는 느낌으로 연출된다. 적막하고 건조한 느낌의 전시실이 작가의 작업으로 새롭게 태어나며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금민정         - 임정희 (연세대 겸임교수 / 미학, 미술평론)   
                                                                     
    금민정의 <집>은 영상매체에 대한 가장 익숙한 비판인 자연적/합성적, 진품/모조, 진실된/꾸민, 주어진/구성된 등의 불일치를 작가 자신의 존재 조건과 결부시킴으로써 <집>이라는 가상현실은 본질적으로 정신/육체의 이원론적인 분리와 팝옵티콘적인 조망체계를 놀이적 방식으로 실체화 하게 된다. 즉 행위 영역 외부에서 객관적인 관찰자의 가능성에 간하게 묶여있던 관람자는 모순어법으로 쓰여진 <집>속에서 상호작용을 벌이면서 급진적인 재구성을 요구받게 된다.

    영상설치 작업들이 들어선 전시장의 실재공간은 이제 벼과 천정, 바닥과 문으로 이루어져 채워지길 기다리는 빈칸, 단일하거나 동질적인 공간이 결코 아니다. 전시장의 물리적 공간을 생활세계와 밀착시킴으로써 작가의 실존이 실현되는 이 공간, <집>은 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장소나 경관들에 대한 기억이 위협적이거나 불안한 어떤 것으로 고양되고 확장되면서 직접 경험되기에 이른다. 가상현실에 대한 작가의 실존적 개입은 전시장이 가지는 의미와 정체성의 범위를 합의된 가치로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와 정체성의 확대노력은 시각의 불완전성에 기초한 설치 방식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 전시장의 문, 벽면, 천장이라는 건축적 요소는 작품이 설치된 방이라는 실제 공간의 일부이다. 작품이 속한 현실 공간이 창문, 책장, 거실 가구들로 이루어진 영상의 가상적 세계와 연장선상에 놓여 짐으로써 작가는 실제 공간을 초월하는 어떤 공간도 부정하면서 작품의 의미도 그 연장 공간에 의해 주어지는 것임을 강조한다. 이 연장에 의해 실제 공간은 장식적 요소로 분리되지 않고 의미화 하는 활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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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 현대미술/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미술품 전시 및 판매
2008/12/13 19:23 2008/12/13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