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환 : 轉換 : Turn Inside Out        2013. 4. 24 – 5. 12

참여작가: 강상훈, 권혜안, 김소희, 김제나, 김하영, 박경종,
박혜정, 이지연, 이채은, 장영원, 전현선, 폴 카잔더
Featured Artists: Youngwon Jang, Hyunsun Jeon, Paul Kajander,
Sanghoon Kang, Hayoung Kim, Jena H. Kim, Sohee Kim, Haeahn Kwon,
Jiyoun Lee, Hyejeong Park, Shawn Park, Chaeeun Rhee






2008년 11월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에서 시작한 옆집갤러리는 2013년 4월 강남구 신사동으로 옮기면서 「전환 : 轉換 : Turn Inside Out」을 주제로 이전移轉 첫 전시를 프로젝트 부름(부름은 “부르다”에서 가져온 것으로 초대와 제안의 의미를 담아 시작의 신호를 알리는 생성어로 명명됨)과 함께 준비하였습니다. 특이 사항은 이번 공동 기획의 전시를 시작으로 강남구 신사동 576-9번지의 공간은 옆집갤러리와 프로젝트 부름이 공유하게 될 것입니다. 한 공간에서 두 개의 갤러리가 서로 번갈아 가며, 때로는 공동기획으로 전시하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대 미술에서 공간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집이 갤러리이기보다는 갤러리가 활동하는 역할과 그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기초하여 기획된 사업입니다.  현실의 보편적 사고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많은 일이 작가의 상상력 안에서는 가능한 일로 이루어지고 그러한 제시가 세상의 나아갈 길에 영감을 주듯이, 옆집갤러리와 프로젝트 부름이 서로의 장점을 주고받으며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옆집갤러리와 프로젝트 부름의 새로운 시작에 미술계의 많은 관심을 부탁합니다.

현실세계로부터 수집된 정보는 기억, 판단, 지각 등의 과정을 통하여 개별적 사고를 세워, 현재의 한 지점의 인식의 모습을 갖거나 미래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정신활동은 정보의 전달 혹은 관계의 형성을 위한 언어로 정리되면서 다시 과거로 회귀하게 되는데, 그것은 마치 역행하지 않는 물리적인 시간의 강에 띄운 배가 거스를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일방적인 의사 표명을 제외한 소통을 전제로 한 대화에서의 사고의 전개는 수 많은 외적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데, 대화에 참여한 다른 사람의 의견은 물론 우리의 의견에 반응하는 타인의 미소, 창 밖에 지나치는 자동차의 경적, 앞 테이블에 앉아 있는 여자가 나와 가까웠던 누군가와 닮았다는 것 그리고 그 옆에 앉은 아이의 딸꾹질…, 심지어는 아침에 먹고 나온 유산균의 유통기한이 지났을지 모른다는 의심과 저 앞 촌스런 녹색 벽에 걸려 있는 기울어진 액자는 왜 아무도 똑바로 하지 않는가 하는 못마땅함과 같은 것이다. 이처럼 개별적인 정신활동으로 세워진 사고가 소통의 단계에서 갖는 의도하지 않은 우연성의 개입으로 또 다른 방향성으로 전개되듯이, 시각예술에서의 작가의 활동은 종종 저장하지 않은 문서를 소실하여 새로 써 나가는 듯한 불확실성을 담보로 전환轉換된 국면으로의 완성된 이미지를 보여 주곤 한다. 그것은 사고와 이미지가 서로 위치를 바꾸어 가며 상호작용하는 형태의 모습이다.

권혜안은 “특별함은 일상에서만 찾을 수 있다(The extraordinary is only found in the mundane)”는 신념을 갖고 있다. 작가는 갱지, 종이상자, 신문, 테이프, 비닐봉지와 같이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고 결국 폐기되는 재료를 통하여 언어가 일으키는 혼돈과 비언어에 의한 명확함 사이의 모순을 말하려 한다. 어렸을 때부터 공상과학 만화에 대한 집착이 심했던 박경종은 태평스러움과 진지함의 중간 어디쯤에서 다시 한 번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시도로써 회화라는 매체에 중심을 두고 설치와 영상을 병행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강상훈은 자극에 노출되어 무감각해진 현대인의 모습을 나선형의 맴도는 막대사탕으로 묘사하고, 시사 속 인물 혹은 사건을 가정한 모형을 찍은 사진과 같이 전시하여 실제와 허구의 진실을 돌아볼 것을 제안한다. 이채은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초현실적인 우연의 풍경을 주목하는데, 콜라주 형식을 빌어 현실의 의미와는 다른 다원의 의미를 만들거나, 사물의 외곽을 결정짓는 외곽선 밖의 극명한 그림자가 드리운 여백의 공간에 집중한다. 그로써 작가에 의한 현실의 풍경은 유쾌하거나 감성적인 공간으로 가공된다. 전현선은 이야기 전달의 가능성, 즉 내러티브의 구성을 회화의 범주 안에서 질문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어린 시절 읽은 동화에 주목하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백한 사건의 일직선적인 진행이 아닌 사건의 전후를 보여주는 듯한 모호한 장치를 통해서 새로운 회화의 이야기를 만든다. 김하영의 작품은 무수히 많은 점과 선으로 반복되는 빛의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바탕에는 깊이 있는 색이 있다. 가늠할 수 없는 큰 에너지를 담고 있는 가는 선들은 작은 점으로 응축되는 지점을 만들며 낯선 도형의 모습을 형성하는가 하면 서로 교차되어 지나치며, 확장되는 색의 공간으로 뻗어가기도 한다. 박혜정의 그림은 기억을 더듬어 꿈 속에 담긴 환상의 보여 주는데, 최근의 작업은 나아가 그 꿈을 만들어내는 더 근원적이고 실제적인 심리의 바탕을 다룬다. 그것은 마치 이미 정확히 알고 있던, 하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어떤 대상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김소희는 작가와 대리체험자라는 1인 2역의 자화상 작업에 관심을 두고, 2008년 자살을 주제로 한 <Why>전에서 60년대 복고적 스타일의 인상적인 흑백 사진을 선보였으며, 다음 작업인 <Wings of Desire>에서는 자살을 선택한 한 인간이 천사로 재탄생된 후 겪는 혼란과 고통, 그리고 다시 인간이 되길 바라는 과정을 트루컬러 이전의 70년대 아날로그 색조로 제작하였다. 김제나의 작품은 대담한 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다면체를 통한 추상을 담고 있다. 반복되는 평면과 과장된 원근감은 실재할 수 없는 공간의 형성을 통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단일이 아닌 다원화된 시점은 공간의 요철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으며, 건축적 이미지를 차용하지만 건축적 논리의 시야와는 다른 유희의 환영을 보이고 있다. 장영원은 감각을 형상화하는 작업을 하는데, 그것은 작가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단편적인 감각이기보다는 일상의 사건으로부터 발생되는 감각들, 예컨대 슬픔, 처절함, 외로움, 분노, 그리움과 같이 텍스트로 나열하면 수도 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감각을 재구성하여 형상화하는 것이다. 폴 카잔더(Paul Kajander)의 작업은 인간 존재에 관한 질문을 문학, 영화, 철학과 같은 외적 영향으로부터의 탐구를 조합하여 비디오, 설치, 드로잉, 콜라주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예술을 세상의 복잡하고도 완전하지 않은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비평적인 지적 도구로 생각하고 있다. 이지연은 일기와 같은 사적인 글이나 신문기사, 역사적인 사료의 문서에서 발췌한 일부분을 캔버스에 반복하여 써 내려가 퇴적된 텍스트의 흔적으로 만들고, 어느 순간 자신이 사용한 텍스트 전반의 색으로 캔버스 표면 전체를 덮는 과정을 거친다. 이로써 캔버스에 생성된 흔적은 원문의 내용과는 무관한 시각적 형태를 갖게 되는데, 이는 모든 반복과 퇴적에 의한 삶의 무거움을 무력화하여 얻은 이미지로서 삶을 자유롭게 사색할 수 있는 부표로 삼기 위함이다. <옆집갤러리>
Writer profile
Next Door Gallery 옆집갤러리

갤러리 / 현대미술/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미술품 전시 및 판매
2013/04/11 10:19 2013/04/11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