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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갤러리는 2012년 네 번째 작가공모를 통해 선정된 구지윤, 김은미, 이주연, 천눈이, 허윤선 등 5명의 작가를 <The New Faces at Next Door 2012>에서 소개합니다. 옆집갤러리는 2008년 10월 23일에 오픈하여 현재까지 40여 회의 기획전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힘써 왔으며 앞으로도 작가, 컬렉터, 미술애호가, 평론가, 기획자 여러분과 공정하고 진지한 담론의 플랫폼이 되려는 처음의 목적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구지윤 작가는 회화를 가장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언어를 구사할 수 있게 해주는 매체라고 본다. 예컨대 몸소 느끼는 일상의 ‘지루함’은 페인팅이라는 행위를 통해 ‘불안’과 ‘폭력’이라는 모습으로 캔버스 위에 자신을 투영한다. 비교적 절제된 색을 사용하는 구지윤 작가의 유기적 추상은 주로 넓게 문지르며 지워진 면과 복잡한 생각의 흐름을 낙서하듯 따라가는 선으로 구성된다. 최근 작가는 <100 Folding Paintings>에서 캔버스 틀에서 분리된 채 보관되어온 한 장의 실패작을 백 가지의 다른 형태로 접어 재해석하는 사진과 영상 작업을 선보였다. 여기에서 작가는 ‘실패작의 100가지 가능성’을 탐구하면서 동시에 회화라는 매체의 변화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성공한 캔버스의 추상회화와 실패한 작품의 재해석을 통해 구지윤 작가는 무엇이 회화인가라는 논의 안에서 전통적이고도 혁신적인 예술적 줄다리기를 하는 듯하다. *구지윤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사를 전공한 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와 뉴욕대학교에서 미술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부르클린 AIR 갤러리, 서울 175 갤러리, 뉴욕 New Normal Business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김은미 작가는 행복한 그림, 보고 있으면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되는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이 어느 누구의 것과 다를 바 없이 지극히 평범하고 반복적이지만 반면 머릿속의 시간은 끝없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기억과 추억을 더듬고 있다고 말한다. 그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는 공간을 바탕으로 공간은 과거, 현실, 그리고 미래를 넘나드는 상상의 장소로 새롭게 재해석된다. 김은미 작가는 공간과 풍경을 조각조각의 복잡한 면으로 인식하고 화려하고 다양한 색으로 조각들을 채우고 라인 드로잉으로 테두리를 유기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경쾌하고 디자인적이면서도 동시에 유동적인 상상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김은미 작가는 단국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다.

이주연 작가가 그리는 원초적 판타지의 풍경은 과거, 현재, 미래 어딘가의 모호한 경계에 모순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부유하는 섬과 같은 곳이다.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물결이 서로 뒤엉켜 흘러내리는 풍경 속에 변종적인 유기생물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끊임없이 진화가 일어나는 듯하다. 이주연 작가는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의 어느 한쪽을 일컫는 곳이 아닌 이곳은 경계가 없는 곳, 일체의 권력관계가 없는 아나키적인 곳”이라고 이 원초적 풍경을 일컫는다. 그로테스크하면서 대담한 구성으로 관객의 심적 교란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유도함으로써 본연의 욕망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이주연 작가는 홍익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천눈이 작가의 작품은 신비하면서도 모호하다. 화폭에 담긴 서사가 작가의 말대로 “지극히 한 인간이 우주를 느끼며 조우하는 방식이자 주관적인 대화”일지언정 천눈이 작가의 작품은 미래지향적인 과학적 탐구 같으면서도 동시에 인간의 내면을 향한 초현실주의적인 몽상 같기도 하다. 하나의 무기적 형태에서 유기적 형상이 증식하고, 유기적 형상이 다시 기하학적 형식으로 수렴하는 듯한, 이 복잡하고도 흥미로운 레이어의 구성은 삼라만상의 다양한 요소가 분주히 참여하고 있는- 창조를 향하고 있지만 어딘지 모를 우울함에 치닫는- 화학적이고 심리적인 반응을 제시하는 듯하다. *천눈이 작가는 단국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였으며 갤러리 플레이스막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허윤선 작가는 늘 가던 곳, 늘 보던 사물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순간, 즉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에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는 이 순간을 “날조된 순간 (faking the moment)”이라고 칭한다. 날조된 순간 속의 사물들은 움직이고 발화(發話)를 하며 내재된 욕구를 드러낸다. 이 대상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붓을 잡은 손은 캔버스 위에서 주체자가 되어 지난날의 아쉬움과 미련, 순간의 설렘과 상상 등 어느 순간에 느꼈을 ‘잠재적인 것’들을 즉흥적으로 표출한다. 허윤선 작가의 회화에는 환상과 같은 빛의 파편이 있다. 작가는 이를 “독백”이라고 말한다. 대화 속에서 부유하는 혼잣말, 어디에도 드러나지 못한 잠재적인 파편이 감정의 층위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허윤선 작가는 덕성여자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며 토포하우스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옆집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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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Door Gallery 옆집갤러리

갤러리 / 현대미술/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미술품 전시 및 판매
2012/09/12 23:17 2012/09/12 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