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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sun Jeon
Somewhere on the Road to Endless Opposites
2012. 5. 25 - 6. 3
Artist b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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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sun Jeon
Road to Endless Opposites
2012. 5. 4 - 5. 22
Reception: Friday, May 4, 5-8 pm
끝없이 갈라진 길 _______Road to Endless Opposites
전현선의 작업은 유년기에 가졌던 여러 가지 궁금함 속에 담겨 있는 순수한 감성과 상상력을 회화적 시각언어로 옮기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전현선은 자신의 작업에 동화 속 캐릭터를 끌어들이는데, 이것은 유년기의 기억 중 비교적 구체적으로 남아 있는 지점에 주목하여 생각의 전개에 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성장과 교육은 경험의 축적과 함께 우리의 지적인 의문을 점점 더 구체적인 것으로 향하게 한다. 한편, 문명과 문화의 발전 역시 끊임없이 구체적 대상이 되는 무엇인가를 지칭하는 새로운 명사를 만들어 내며, 소통의 대가(代價)로 우리에게 그것을 습득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우리의 언어는 지식이 쌓일수록 소통과 관련한 한계의 선을 긋는데, 그것은 전문성에 관한 공유의 전제에 관련한다. 그것은 지식이 쌓여 빛을 발할수록 해결된 문제의 답이 명료함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그 주변으로부터 뻗어 나온 가지의 모습으로 얼기설기 엮여 표현의 한계를 묻고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전현선은 회화적 시각언어를 통한 소통의 방법으로 우리의 의문과 관련한 답이 보편성을 갖고 소통의 제한을 풀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인상의 구조에 관한 탐구라 할 수 있다.
작가의 방법은 동화 속의 캐릭터에 관한 장면의 재구성으로부터 시작되는데, 동화 속의 등장인물은 그 본래의 역할 또는 장면과는 다른 낯선 장면을 연출한다. 동화 속에서 인자함과 위협적인 존재로서 선악의 대립적 구도를 대표하는 대신 할머니와 늑대는 완고함과 순수함을 보여주는 모호하고 이중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본래의 특정한 개성을 지운 캐릭터는 임의의 인물로서 우리 모두의 모습을 대변하는 객체가 된다. 이로써 우리가 갖는 제각기 서로 다른 관심과 의문은 더 큰 범주로 묶여 하나의 큰 틀로서 사고에 관한 경험과 구조로 나타나게 된다.
캔버스에 반복해서 올리는 점과 선은 때로는 구름이 되고 때로는 나무가 되어 또, 그 나뭇가지에 열린 열매가 되고 가지 사이사이로 보이는 별이 되기도 하며 화면 속 등장인물의 주변을 이루는 배경과 상황으로 그림을 채우는 면이 된다.
우리는 특정한 관심분야에 몰입하고 집중하여 더 명백하고 구체적인 해답을 스스로 구하고 그에 따른 의미 있는 의견을 도출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살아가는 동안 경험했던 수많은 경험과 타인의 의견, 막연한 상상력, 그리고 꿈속에서 본 환상의 이미지 등을 묶어 불현듯 하나의 영감과 같은 생각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것은 정리되지 않은 모호함을 하고 있으며, 그 지점 역시 사과가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처럼 모호하다. 어쩌면 그것은 처음 기억하는 밤하늘의 별빛처럼 가냘프고 희미하지만, 우리의 생각이 절실하게 바라보는 어느 지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캔버스에 마지막 올린 점과 그 색은 우리가 찾은 결실의 해답이며 나무에 열린 열매이다. 그 점은 주변의 구성요소와 좀 더 구체적인 관계를 맺으며 자연스럽게 그곳에 열렸다.
처음 캔버스에 찍은 점은 변화의 여지를 가장 많이 가진 색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유년기에 갖은 의문이고 성장과 함께 갖게 된 수많은 생각의 가지 사이로 빛나는 별빛이다. <옆집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