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각을 재구성’한다. 여기서의 감각은 단지 물리적 감각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 정신 활동을 통한 감각이다. 나는 내가 어떠한 일련의 사건 즉, 일상생활에서 매일 같이 부딪히는 사건 중 사적으로 어떠한 사건의 발생이 이루어진 시점에서 감각 작용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이 사건을 통해 발생되는 감각들 슬픔, 처절함, 외로움, 분노, 그리움과 같이 텍스트로 나열하면 수도 없이 많은 단어와 문장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감각을 재구성하여 형상화하는 것이다. (이는 너와 나라는 일차적 관계에서, 나와 그들이라는 이차적 관계, 당신과 그들이라는 삼차적 관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칭한다)
사건이 발생된 시점에서 일어난 감각활동은 종횡무진 내가 가지고 있는 감각 체계를 무너뜨린다. 때로는 그 사건은 색으로 뒤덮히거나, 영상처럼 기억 저편에서 뚜렷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건 발생적이면서도 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변질되고 끊임없이 변화되어 사건의 발생과 함께 느껴졌던 그 감각은 사라지며 점차적으로 아련하고 공허한 감각형상만이 남게 된다. 나는 사건이 발생됐을 때의 느꼈던 감각의 색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러한 감각과 가장 닮은 형상을 그려내기 위하여 노력한다. 나는 이러한 감각의 형상화를 위한 시도를 재구성이라고 부른다.
나에게 이러한 감각들을 형상화시키기 위한 작업의 시작점에서 그 감각과 가장 유사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찾아 그 감각에 가장 근접한 형상을 만들어 내는 일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광고 이미지, 영화의 한 장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의 작은 이미지 조각들을 모아 한 화면에 병치시키고 유기적으로 조합함으로써, 구상에 가까운…아니 감각에 가까운 감각형상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형상이 가진 각 기호들을 없애고 나의 감각형상에 근접한 형상을 만들기 위해 나는 각종 이미지를 박제하듯 배경을 오려내고, 색을 추출하고, 이미지의 한 부분을 뜯어낸다. 이러한 해체를 통해 나온 이미지 기호들은 찢기거나 삭제되는 과정을 거쳐 본래 그것이 가진 유기적인 체계를 이룬 기호들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다.
본래의 기호가 사라진 이미지 조각들을 이용하여 캔버스 위에 나열이 아닌 조합의 재구성을 통해 나의 감각 형상에 가장 근접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조합된 이미지는 또 다시 내게 감각되어진 색과 형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다시 해체되고 다시 구성된다. 물감이 번지고 떨어지고 기존의 물감위에 다시 채색되어지고 또 다시 지워지고…결국 이러한 과정은 나의 감각형상에 가까워질 수는 있지만 원래의 감각형상은 아니게 된다. 결국 시작에서 완성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과정이 낳은 또 다른 과정에서 끝을 맺게 된다. 마치 이는 하나의 습작들처럼 형상만이 캔버스위에서 부유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마치 기억나기 직전의 모습과 같이... 형상들은 무너져 내리듯 흘러내리거나, 비어있거나…때론 뒤덮히거나 가려지거나.. 불완전 요소를 끌어 안은 감각들은 완전치 못한 신체를 가진 채 캔버스위에서 부유한다… <작가노트>
I am interested in reconstructing “senses.” Here, “sense” refers to not only physical senses but the ones generated through actions of the mind. The act of sensing is triggered at the point when a personally resonant event takes place amid a series of everyday occurrences. For instance, a breakup in a relationship becomes an activator that elicits emotional senses such as sorrow, desperation, loneliness, anger and yearning, which would take so many words or sentences to describe completely. I try to reconstitute and visualize these indescribable senses in my painting. The specific moments come in all occurrences involving the first order relationship between you and me, the second order between them and me, and the third order between you and them.
The act of sensing something at the moment of a specific event completely knocks down the system of my senses. The event sometimes appears blurry like color poured down over a surface, and at other times, it looms as a clear image. The event happens. However, as time passes, the memory is likely to continue altering and changing. Thus, the senses felt at the start of the event fade, eventually leaving vague and empty images. In the course, I try to clearly remember the color of the initial feelings I had during the event. I also try to paint the closest likenesses to the senses. I call such an endeavoring process of visualizing senses, “reconstitution.”
The reconstitution starts by searching for the most similar images and text to the senses in order to create the closest images to depict such feelings. For this, I juxtapose and reorganize pieces of images taken from adverts, movies, animations and comic books, and through my paintings, I intend to render “a figure of the senses” that is figurative but closer to the sense itself. Seeming like a taxidermist of mass media images, I cut off original backgrounds, alter color and tear off parts of taken images, in aims to eliminate the original signs and create a figure of the senses. The resulted images from this process of disintegration dismiss the signs in the original contexts which formed an organic system within.
The images, now devoid of original signs, are placed onto a canvas, not being arranged but integrated again to form a visualization of the senses. Then, the integrated image is again deconstructed and reconstructed until it gets closest to the color and the shape I sensed at first. Paint runs and drips over the canvas. Then, another layer of paint is applied atop the previously built image and then is erased by yet another layer. The painting, through this repetitive process, can get closer to the figure of the senses but it still isn’t an exact copy of it. In the end, completion is not possible from the start and one process leads to another. Likewise, the images in my paintings appear to float like a series of unsettling sketches, seeming as if they had resided before I began to remember them. Images are falling down and dripping, empty and sometimes upside down and partly covered. Embracing all these imperfect elements, the senses float on the canvas in a body of incomple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