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FAIRY TALES 

New Hand Paintings by Hyejeong Park

2011. 8. 10 - 9. 2
Opening reception: Wed. 8.10. 5-8 pm
                                                                                                 
artist bio



구성이 간결하고 색채 대비가 강한 박혜정의 그림은 기억을 더듬고 있다. 그동안의 작업이 꿈속에서의 환상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 전시에 포함된 신작은 그 꿈을 만들어내는 더 근원적이고 실제적인 심리의 바탕을 보여주는 듯하다.

박혜정의 그림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은 어디론가 달려가는 소녀의 모습인데, 이전 작품에서 무엇인가를 찾아, 아니 어디론가 향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2010년작 <The Hidden Light I>과 <The Hidden Light II>에서 여인은 깊은 숲을 향하고 있다- 신작에서는 그 대상이나 목적이 모호한 듯하다. 그것은 패턴화된 나무 숲과 건물의 아치 너머로 펼쳐진, 사라진 공백의 배경이 만들어내는 느낌이다.

어쩌면 역전된 해석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The Hidden Light>의 인물이 어스름한 숲속에 있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떤 것을 향하여 “조심스레” 달려갈 때, 이는 미지의 것에 대한 발견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포한다. 이와 달리 <December>와 <A White Building>의 소녀는 더욱 적극적 자세로, 마치 이미 정확히 알고 있던, 하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어떤 대상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박혜정의 작업은 상실된 어떤 과거로 향하고 있다. 즉, 이전의 작업이 꿈속의 환상의 모습이었다면, 신작은 그 꿈을 만들어내는, 상실과 부재의 현재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잎을 가진 최초의 가지는 해가 바뀌면 줄기가 된다. 그리고 이미 줄기가 된 가지에서는 새로운 가지가 생성된다. 줄기는 반복되었던 습관대로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을 옮기지만 잎의 기억을 잊어버렸다. 나무의 생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다. 이와 같이 박혜정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정장을 입은 토끼, 배 위에 앉아 있는 올빼미, 그림자를 드리운 나무 모두는 성인이 되면서 새롭게 형성된 관계 속에서 잃어버린 동화 속에 우리의 잊혀진 기억의 캐릭터이다.  -옆집갤러리

Writer profile
Next Door Gallery 옆집갤러리

갤러리 / 현대미술/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미술품 전시 및 판매
2011/07/09 11:33 2011/07/09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