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제 나 의 작품은 대담한 선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다면체를 통한 추상을 담고 있다. 반복되는 평면과 과장된 원근감은 실재할 수 없는 공간의 형성을 통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단일이 아닌 다원화된 시점은 공간의 요철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으며, 건축적 이미지를 차용하지만 건축적 논리의 시야와는 다른 유희의 환영을 보이고 있다.
이미 몽타주에 익숙한 우리에게 김제나의 비현실적인 건축적 환영은 새롭지만 어색하지 않은 즐거움을 주며 어쩌면 미래에는 구현가능한 도시의 모습에 관한 제시일 수도 있다. 특히 도시적인 다면체의 구성 간간히 보이는 산수와 같은 풍경은 원색의 대담한 색과 함께 매우 동양적인 감성에 따른 미래의 공간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눈은 고정된 시선 속에서 보이는 대로 인식하기보다는 선택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그 안에는 직관과 경험과 감성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제나의 추상화된 작품 속에 보이는 다면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혹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가변적 다면체의 미래 모습에 관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김 하 영 의 작품은 무수히 많은 점과 선으로 반복되는 빛의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 바탕에는 깊이 있는 색이 있다. 가늠할 수 없는 큰 에너지를 담고 있는 가는 선들은 작은 점으로 응축되는 지점을 만들며 낯선 도형의 모습을 형성하는가 하면 서로 교차되어 지나치며, 확장되는 색의 공간으로 뻗어가기도 한다. 특히 날개의 형상과 같이 추상적으로 만들어진 도형의 모습은 SF 영화 속의 우주스테이션을 연상하게 하며 빛을 발하는데, 마치 별빛이 이어져 만들어진 별자리와 같은 가상선이 공상 속의 인공물을 은유하며 자유를 그려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 있는 관계를 보여 그 존재를 알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김하영의 작업은, 누구나 그 존재에 관하여는 아무런 의심없이 명백히 알고 있지만 정확히 바라볼 수 없는 '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것은 실체의 본질에 관한 것이기보다는 반영에 대한 것에 가까우며, 달과 해가 가지는 관계이다. 달은 해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예술에 의한 표현으로 만들어진 다면체나 도형은 세상에 처음 빛을 발하였던 <첫 번째 원 The First Circle>에 관한 반영의 모습이라 여겨진다. 김제나는 미래의 모습에 관한 제시로, 김하영은 과거의 모습에 대한 회귀로 그 반영을 보이고 있다. <옆집갤러리>